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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중률 80% 신호인데 실제로는 30%도 안 맞는 이유 — 기저율과 거짓양성

"이 신호는 80% 맞습니다." 백테스트 화면에도 그렇게 찍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신호대로 100번 들어가면 계좌는 줄어듭니다. 숫자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80%가 무엇의 80%인지가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여기서 갈라지는 지점 하나만 알면 신호를 평가하는 방식이 통째로 바뀝니다.

두 개의 "적중률"이 한 단어를 쓰고 있다

신호 성능을 말할 때 쓰이는 숫자는 사실 두 가지입니다. 이름은 비슷한데 계산의 분모가 다릅니다.

① 포착률 (분모 = 실제 상승 구간)
실제로 상승한 구간 중 신호가 잡아낸 비율
"상승 100번 중 80번은 신호가 떴다" → 80%

② 정밀도 (분모 = 신호가 뜬 횟수)
신호가 뜬 것 중 실제로 상승한 비율
"신호 100번 중 30번만 상승했다" → 30%

트레이더가 돈을 거는 쪽
신호가 떴을 때 들어가는 것이므로 ②만 내 승률이다
그런데 광고·후기·백테스트 요약에 흔히 적히는 건

①은 아무리 높아도 내 계좌와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무조건 롱 신호"를 매 캔들 띄우면 포착률은 100%가 되지만 정밀도는 시장의 상승 비율 그대로입니다. 내가 실제로 겪는 승률은 ②이고, 그 값을 결정하는 게 다음에 나오는 기저율입니다.

기저율 — 애초에 그 일이 얼마나 드문가

기저율은 신호와 무관하게 그 사건이 원래 일어나는 비율입니다. 이 값이 낮으면 아무리 좋은 신호도 정밀도가 무너집니다. 숫자로 보면 바로 보입니다.

캔들 1,000개 · "24시간 안에 +5% 상승" 을 맞히는 신호

실제 +5% 상승 구간 = 50개 (기저율 5%)
나머지 = 950개

신호 성능
· 상승 구간 포착률 80% → 50 × 0.80 = 40건 적중
· 비상승 구간 오탐률 10% → 950 × 0.10 = 95건 거짓양성

신호가 뜬 총 횟수 = 40 + 95 = 135건
그중 실제 상승 = 40건

정밀도 = 40 ÷ 135 = 29.6%

→ "80% 신호"를 따라 들어가면
   실제로 맞는 건 10번 중 3번

오탐률 10%는 상당히 좋은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정밀도가 29.6%로 내려앉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비상승 구간이 950개나 되기 때문입니다. 950개의 10%는 95개고, 이 숫자가 진짜 40개를 압도합니다. 드문 사건을 맞히려 할수록 거짓양성이 결과를 지배합니다.

기저율이 바뀌면 같은 신호가 다른 신호가 된다

신호 성능(포착률 80% · 오탐률 10%)을 고정하고 기저율만 바꿔 봅니다.

같은 신호 · 캔들 1,000개 · 기저율만 변경

기저율 5% → 적중 40 / 거짓 95 → 정밀도 29.6%
기저율 10% → 적중 80 / 거짓 90 → 정밀도 47.1%
기저율 20% → 적중 160 / 거짓 80 → 정밀도 66.7%
기저율 30% → 적중 240 / 거짓 70 → 정밀도 77.4%
기저율 50% → 적중 400 / 거짓 50 → 정밀도 88.9%

같은 코드, 같은 규칙, 정밀도 29.6% ~ 88.9%

여기서 실전 함의가 나옵니다. 목표를 +5% 상승으로 잡으면 기저율이 낮아 정밀도가 바닥이고, +0.5% 상승으로 낮추면 기저율이 올라 정밀도가 올라갑니다. 승률만 보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좋아 보이지만, 목표폭이 줄어든 만큼 손익비도 같이 줄어듭니다. 승률과 손익비 중 하나만 보는 순간 판단이 틀어지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정밀도 하나로는 흑자·적자를 못 정한다

정밀도 29.6%가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닙니다. 손익비와 같이 놓아야 결론이 나옵니다.

정밀도 29.6% · 신호 135건

손익비 1 : 1 (익절 +1R · 손절 −1R)
기대값 = 0.296 × (+1) + 0.704 × (−1)
= 0.296 − 0.704 = −0.408R → 적자

손익비 1 : 3 (익절 +3R · 손절 −1R)
기대값 = 0.296 × (+3) + 0.704 × (−1)
= 0.888 − 0.704 = +0.184R → 흑자

R = 1회 손절 금액. R을 $50으로 잡으면
135건 × 0.184R × $50 = +$1,242

같은 정밀도인데 부호가 뒤집힙니다. R 배수로 성과를 읽는 방법은 기대값과 R 배수에 정리돼 있고, 승률 숫자를 단독으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는 승률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수수료는 거짓양성 개수만큼 붙는다

거짓양성이 많다는 건 불필요한 진입 횟수가 많다는 뜻이고, 수수료는 승패와 무관하게 진입 횟수에 붙습니다.

노셔널 $5,000 · 왕복 수수료 0.10%

1건당 수수료 = 5,000 × 0.001 = $5

정밀도 29.6% 신호 (135건)
총 수수료 = 135 × $5 = $675
위 1:3 기대값 이익 $1,242 − $675 = +$567

같은 기간, 정밀도 66.7%짜리 신호 (240건)
기대값 = 0.667×3 − 0.333×1 = +1.668R
240 × 1.668 × $50 = $20,016
수수료 240 × $5 = $1,200 → +$18,816

→ 수수료 자체보다 정밀도가 낮을 때 수수료의 비중이 문제다
   $675 는 이익 $1,242 의 54%를 먹었다

정밀도가 낮은 신호는 이익이 얇은데 진입 횟수는 많아서, 수수료가 남은 이익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구간이 쉽게 만들어집니다. 신호를 평가할 때 수수료를 뺀 뒤의 숫자만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필터를 더 걸면 해결되는가

정밀도를 올리는 가장 흔한 시도는 조건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조건 하나를 AND로 더 걸면 거짓양성이 줄어드는 건 맞지만, 진짜 신호도 같이 줄어듭니다.

조건 추가의 실제 효과

조건 1개: 신호 135건 / 적중 40건 → 정밀도 29.6%
조건 2개(AND): 신호 52건 / 적중 24건 → 정밀도 46.2%
조건 3개(AND): 신호 18건 / 적중 11건 → 정밀도 61.1%
조건 4개(AND): 신호 6건 / 적중 5건 → 정밀도 83.3%

함정
조건 4개 구간의 표본은 6건이다
6건 중 5건은 동전을 6번 던져 5번 앞면이 나온 것과
확률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정밀도 83.3%라는 숫자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표본 6건으로는 어떤 결론도 나오지 않습니다. 몇 건이 모여야 판단할 수 있는지는 표본 수에, 조건을 계속 더해 과거 데이터에만 맞는 규칙을 만드는 과정은 과최적화에 정리돼 있습니다. 조건 개수와 표본 수는 항상 반대로 움직인다고 기억하면 됩니다.

내 신호의 정밀도 재는 4단계

남의 숫자를 믿을 필요 없이 자기 기록으로 바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순서를 지키는 게 핵심입니다.

신호 조건을 먼저 문장으로 고정한다
   ("RSI 30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캔들 종가")

"맞았다"의 정의도 먼저 고정한다
   ("진입 후 손절 −1% 닿기 전에 익절 +3% 도달")

기간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생한다
   결과를 보고 거래를 고르지 않는다

네 칸을 센다
   신호O·성공 / 신호O·실패 / 신호X·상승 / 신호X·비상승
   정밀도 = (신호O·성공) ÷ (신호O 전체)
   기저율 = (전체 상승) ÷ (전체 캔들)

보고 형식
"정밀도 31.4% (신호 137건 중 43건) · 기저율 5.2% · 수수료 차감 후 기대값 +0.12R"

③이 가장 자주 깨집니다. 결과를 알고 나서 "이건 시장이 이상했으니 제외"를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 숫자는 성과가 아니라 기억입니다. 진입 시점에 알 수 없는 정보가 계산에 섞이는 구조는 룩어헤드 편향에 정리돼 있고, 검증 절차 전반은 백테스트를 참고하면 됩니다.

사람이 기저율을 자꾸 놓치는 이유

이 계산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기억이 기저율을 지우기 때문입니다.

기억에 남는 것
· 신호 뜨고 올라간 날 → 강하게 기억됨
· 신호 뜨고 안 올라간 날 → "그날은 뉴스가 있었지"로 흡수
· 신호 없이 올라간 날 → 애초에 세지 않음

결과
머릿속 승률은 네 칸 중 한 칸만 보고 만들어진다
실제 정밀도보다 항상 높게 느껴진다

그래서 신호 평가는 감이 아니라 네 칸을 다 세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자기 판단을 뒷받침하는 사례만 눈에 들어오는 구조는 확증 편향에, 실계좌를 걸지 않고 이 계측을 해보는 방법은 모의투자에 정리돼 있습니다.

정리

"적중률"에는 포착률정밀도 두 값이 섞여 있다
내 승률은 정밀도(신호 뜬 것 중 맞은 비율)뿐이다
기저율이 낮으면 거짓양성이 진짜를 수적으로 압도한다
예시에서 포착률 80% · 오탐률 10% → 정밀도 29.6%
같은 신호도 기저율에 따라 정밀도 29.6% ~ 88.9%
정밀도 단독으로는 흑자·적자를 못 정한다 — 손익비와 함께
거짓양성 개수만큼 수수료가 그대로 붙는다
조건을 AND로 더하면 정밀도는 오르지만 표본이 사라진다
네 칸(신호O/X × 성공/실패)을 다 세야 정밀도가 나온다
보고할 땐 정밀도 · 기저율 · 표본 수 · 수수료 차감 기대값을 같이 쓴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신호의 성능은 얼마나 잘 맞히느냐가 아니라, 신호가 떴을 때 몇 번 맞느냐이고 그 값은 시장에 그 사건이 얼마나 흔한지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에 "적중률 몇 %"라는 숫자를 만나면 질문 하나만 던지면 됩니다. 분모가 무엇인가, 그리고 신호가 뜨지 않았을 때는 몇 번이나 올랐는가. 이 두 숫자가 없으면 그 %는 아직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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