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손 오류 — "지금 감이 왔다"며 사이즈를 키우기 전에 확인할 것
세 번 연속 익절하고 나면 "지금 흐름이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다음 진입은 평소보다 크게 들어갑니다. 이 판단의 바탕에 있는 믿음, 즉 연승이 이어지면 다음에도 이길 확률이 올라간다는 생각을 뜨거운 손 오류(hot hand fallacy)라고 부릅니다. 이 글은 연승이 얼마나 흔하게 우연으로 생기는지, 연승 뒤에 사이즈를 키우면 계좌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그리고 내 매매 기록에서 연승이 정말 의미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숫자로 정리합니다. 본문의 승률·금액·건수는 모두 설명용 가정입니다.
뜨거운 손 오류란
이 용어는 농구에서 나왔습니다. 슛을 연달아 성공한 선수는 "손이 뜨겁다", 즉 다음 슛도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관중과 선수 모두가 믿었습니다. 1985년 길로비치(Gilovich) 등의 연구는 실제 슛 기록을 분석해 직전 성공 여부와 다음 슛 성공률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보이지 않는다고 발표했고, 이후 이 믿음은 대표적인 인지 편향으로 소개됐습니다. 2018년 밀러(Miller)와 산후르호(Sanjurjo)는 원래 연구의 측정 방식에 편향이 있었다는 점을 보이며 작은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재해석했습니다. 즉 "연승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도, "연승은 실력이 붙었다는 증거다"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재 봐야 아는 문제라는 것이 현재의 정리입니다.
트레이딩에서 이 오류는 주로 사이즈 결정에 나타납니다. 연승 뒤 레버리지를 올리거나, 평소 1단으로 들어가던 자리를 2~3단으로 들어가거나, 손절 폭을 넓히는 식입니다. 반대 방향의 착각인 도박사의 오류("이만큼 졌으니 이번엔 이긴다")와 뿌리는 같습니다. 둘 다 서로 독립인 결과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연승은 생각보다 자주 우연으로 생긴다
각 거래의 결과가 서로 독립이라면, 연승 확률은 승률을 거듭제곱해서 구합니다. 승률이 그리 높지 않아도 거래 횟수가 쌓이면 긴 연승은 반드시 나옵니다.
· 3연승 확률 = 0.55 × 0.55 × 0.55 = 약 16.6%
· 5연승 확률 = 0.555 = 약 5.0%
· 3연승 직후 4번째 거래의 승률 = 여전히 55% (독립이면 직전 결과가 바꾸지 못함)
· 200번 거래에서 기대되는 최장 연승 길이 ≈ log1/0.55(200 × 0.45) = ln 90 ÷ ln 1.818 ≈ 4.50 ÷ 0.598 ≈ 약 7연승
200번 거래하는 동안 7연승 정도는 아무 실력 변화가 없어도 나온다는 뜻입니다. 같은 계산으로 최장 연패도 5~6번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연패가 어느 정도 길이까지 정상인지는 연패 확률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연승을 보고 "흐름이 바뀌었다"고 판단하기 전에, 그 길이가 우연으로도 충분히 설명되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연승 뒤 사이즈를 키우면 생기는 비대칭
문제는 연승 자체가 아니라 연승을 근거로 사이즈를 키울 때 생깁니다. 사이즈를 키운 시점 이후의 손실은 이전 이익보다 크게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 평소 1회 위험 $100 · 익절 +$100 / 손절 −$100 · 왕복 수수료·슬리피지 회당 $6
· 3연승 순이익 = ($100 − $6) × 3 = +$282
· 4번째 거래를 2배($200)로 들어가 손절 = −$200 − $12 = −$212 → 3연승 이익의 75%가 한 번에 사라짐
· 2배로 2번 연속 손절하면 = −$424 → 누계 −$142
· 3연승 + 2연패는 승률 60%짜리 5거래인데 결과는 손실
승률 50%, 손익비 1:1 같은 조건이라면 사이즈를 키워도 기대값의 부호는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빼서 기대값이 이미 마이너스인 전략이라면, 사이즈를 키우는 만큼 손실 속도도 같이 빨라집니다. 위 예시에서 회당 기대값은 0.5 × $94 + 0.5 × (−$106) = −$6이고, 2배 사이즈에서는 −$12입니다. 승률과 손익비가 어떻게 맞물려 기대값을 만드는지는 승률과 손익비 글을 참고하세요.
또 하나의 비대칭은 심리입니다. 연승 중에 번 돈을 "원래 내 돈이 아닌 돈"처럼 느끼고 더 쉽게 위험에 거는 경향을 하우스 머니 효과라고 합니다. 뜨거운 손 오류와 하우스 머니 효과가 겹치면 "감이 좋고, 잃어도 번 돈"이라는 두 가지 이유가 동시에 사이즈를 밀어 올립니다.
"연승 뒤 내 승률이 더 높다"는 기록을 믿기 전에
자기 매매 기록을 보고 "3연승 뒤에는 승률이 더 높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수치는 생각보다 적은 표본에서 나옵니다.
· 3연승 직후에 놓인 거래 수 ≈ 97 × 0.553 ≈ 16건
· 그 16건 중 11건 승 → "3연승 뒤 승률 69%"
· 16건 승률의 표준오차 = √(0.55 × 0.45 ÷ 16) ≈ 12.4%p
· 95% 범위 ≈ 55% ± 24%p = 31% ~ 79% → 69%는 우연 범위 안
100번 거래한 기록으로는 연승 뒤 승률이 정말 다른지 판단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밀러와 산후르호가 지적한 것처럼, 짧은 기록에서 "연승 직후 결과만 골라 세는" 방식 자체에도 편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번의 결과에 판단을 과도하게 맞추는 경향은 최근성 편향과도 연결됩니다.
런 검정으로 결과가 몰리는지 확인하기
연승·연패가 우연보다 더 몰려 있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이 런 검정(runs test)입니다. 런(run)은 같은 결과가 이어진 묶음입니다. 승승패승패패패승이라면 승승 / 패 / 승 / 패패패 / 승 으로 런이 5개입니다. 결과가 실제로 몰려 있다면 런 개수가 우연보다 적게 나옵니다.
· 기대 런 수 = 2 × 55 × 45 ÷ 100 + 1 = 50.5
· 분산 = 2 × 55 × 45 × (2 × 55 × 45 − 100) ÷ (100² × 99) = 4,950 × 4,850 ÷ 990,000 ≈ 24.25 → 표준편차 ≈ 4.92
· 실제 런 수 47 → z = (47 − 50.5) ÷ 4.92 ≈ −0.71 → 우연 범위, 몰림 근거 없음
· 실제 런 수 40 → z = (40 − 50.5) ÷ 4.92 ≈ −2.13 → 우연보다 몰려 있을 가능성
z값이 −2보다 작게 나와도 바로 "연승 뒤에 키워도 된다"는 결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결과가 몰리는 흔한 이유는 실력의 변화가 아니라 시장 국면입니다. 추세 추종 전략은 추세장에서 연달아 이기고 횡보장에서 연달아 집니다. 이 경우 진짜 변수는 연승이 아니라 국면이므로, 사이즈를 바꿀 근거도 직전 결과가 아니라 국면 판단이어야 합니다. 국면 구분은 코인 시장 국면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안티마틴게일과 무엇이 다른가
이기면 사이즈를 늘리고 지면 줄이는 안티마틴게일도 겉보기에는 연승 뒤 사이즈를 키우는 것처럼 보입니다. 차이는 무엇이 사이즈를 정하느냐입니다. 안티마틴게일의 대표 형태인 고정 비율 사이징은 계좌 잔고가 늘어난 만큼만 위험 금액이 늘어납니다. 느낌이나 연승 횟수가 아니라 잔고 공식이 결정합니다.
· 고정 비율: 1회 위험 = 잔고의 1% → 시작 $100
· 3번 연속 +1% → 잔고 $10,000 × 1.01³ = $10,303 → 다음 위험 $103
· 연승 2배 규칙: 다음 위험 $200
· 이후 손절 한 번의 잔고 영향: 고정 비율 −1.0% vs 연승 2배 약 −1.94%
같은 3연승이지만 고정 비율은 위험을 3% 늘렸고, 연승 2배 규칙은 100% 늘렸습니다. 사이즈를 계산하는 기본 틀은 포지션 사이징, 위험 비율의 이론적 상한은 켈리 기준 글에 있습니다.
실무에서 쓰는 점검 규칙
① 사이즈는 공식으로만 바꾼다. 잔고 비율, 변동성(ATR) 기준 등 미리 정한 식으로만 계산하고, 연승·연패 횟수는 입력값에서 뺍니다.
② 최대 사이즈를 먼저 정한다. "1회 위험은 잔고의 2%를 넘지 않는다"처럼 상한을 숫자로 적어 두면, 감이 좋은 날에도 넘을 수 없습니다.
③ 사이즈를 바꾼 이유를 기록한다. 매매 일지에 "평소보다 크게 들어간 이유"를 한 줄 남기면, 나중에 그 이유가 연승이었는지 근거가 있었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④ 연승 뒤 성적은 충분히 쌓인 뒤에 잰다. 연승 직후 표본이 최소 수십 건, 가능하면 백 건 이상 모이기 전에는 "연승 뒤에 더 잘한다"를 규칙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⑤ 연승 뒤에 판단이 바뀌었는지 본다. 손절을 늦추거나, 평소 안 들어가던 자리에 들어가는 변화가 연승 직후에 몰린다면 그것이 신호입니다. 자신감이 판단을 넘어서는 현상은 과잉 확신 글에서 다뤘습니다.
정리
② 승률 55%에서 3연승 16.6% · 200거래 최장 연승 약 7 — 긴 연승도 우연으로 흔히 나온다
③ 3연승(+$282) 뒤 2배 사이즈 손절 한 번(−$212)이 이익의 75%를 지운다
④ 100거래 기록의 "3연승 뒤 승률"은 약 16건 표본 · 95% 범위 31~79%
⑤ 런 검정 z ≈ −2 이하면 몰림 가능성 → 원인은 대개 실력이 아니라 시장 국면
⑥ 사이즈는 잔고·변동성 공식으로만 바꾸고 상한을 숫자로 고정한다
주의
본문의 승률, 금액, 거래 건수, 런 수는 모두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실제 시장 데이터나 실측 성과가 아닙니다. 런 검정과 표준오차 계산은 거래 결과가 서로 독립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단순화이며, 실제 매매 기록에는 국면·종목 겹침 등 다른 요인이 섞입니다. 이 글은 교육 정보이며 특정 종목·전략의 매수·매도 권유나 특정 수익을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선물·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고, 매매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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